오는 5월 MSCI 정기 변경을 앞두고 한국 종목 편입은 없고 편출만 이뤄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 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5월 정기 변경에서 또다시 한국 종목 편입 없이 대규모 편출만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상호 관세 발표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돼 편출입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입니다. MSCI는 올해 2월 정기 변경에서도 국내 종목 신규 편입 없이 11개 종목을 편출했습니다. 이번에도 대규모 편출이 이뤄진다면 MSCI 스탠다드 지수 내 한국 종목은 80개 미만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MSCI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수로, 이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만 수조 달러에 달해 지수에서 제외되면 외국인 매도로 인한 수급 악화가 불가피합니다.
MSCI 5월 정기 변경 일정과 국내 증시 영향은?
MSCI는 분기마다 정기 리뷰(2·5·8·11월)를 통해 지수 구성 종목을 변경합니다. 이번 5월 정기 변경의 경우 4월 17일부터 30일 사이 하루를 기준으로 각 종목의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 등을 측정해 편입·편출 종목을 결정합니다. 공식 발표일은 5월 14일이며, 같은 달 30일 실제 리밸런싱이 진행됩니다. 당일 장 마감 직전 수급 집중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됩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MSCI 지수가 갖는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수조 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이 지수를 추종하며, 편출 종목은 패시브 자금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 압력을 받게 됩니다. 반대로 편입 종목은 매수세가 유입돼 단기 상승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외국인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 특성상 MSCI 변경의 영향은 더욱 크게 나타납니다. 지난 2월 정기 변경 발표 당시 편출된 11개 종목은 실제 리밸런싱 전까지 평균 7.2% 하락했으며, 일부 종목은 10% 이상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삼양식품·한화시스템 편입 가능성은? 주가 10% 더 올라야
이번 5월 정기 변경에서 편입 가능성이 있는 국내 종목으로는 삼양식품과 한화시스템이 거론됩니다. 유안타증권 고경범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종목도 현재 주가에서 추가로 10% 정도 상승해야 편입 안정권으로 평가됩니다. 삼양식품은 4월 들어 7% 가량 상승했으나 아직 편입 기준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불닭볶음면의 해외 인기와 실적 개선 등이 편입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방산 수주 증가와 우주사업 확대로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였으나,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로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더 높은 주가 상승이 필요한 LIG넥스원, 두산, HD현대마린솔루션의 편입 가능성은 더욱 낮게 평가됩니다. 지난 1년간 MSCI 정기 변경에서 한국 종목 편입이 전무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신규 편입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엔씨소프트·LG이노텍·에코프로머티 등 편출 위기
반면 편출 위기에 놓인 종목은 더 많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출시 지연과 기존 게임 매출 하락으로 주가가 지속 하락하면서 편출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이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 수요 감소 우려와 함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에코프로머티는 2차전지 관련주 전반의 조정 속에 시총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 외에도 CJ제일제당, SKC, LG디스플레이 등이 편출 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이들 종목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MSCI 기준에 근접하거나 이미 미달한 상태입니다. 특히 에코프로머티를 비롯한 2차전지 관련주들이 대거 편출될 경우, 해당 산업군 전체에 대한 외국인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큽니다. 실제로 편출이 확정된 종목들은 5월 14일 발표일 이후 30일 리밸런싱 전까지 외국인의 선제적 매도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증시 입지 축소, 영향과 대응 전략은?
한국 종목의 MSCI 내 입지 축소는 단순히 몇 개 종목의 편출을 넘어 국내 증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23년 100개를 웃돌던 MSCI 스탠다드 지수 내 한국 종목 수는 올해 2월 정기 변경 결과 81개로 줄었고, 이번에도 대규모 편출이 이뤄지면 80개 미만으로 감소할 전망입니다. 이는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시장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매력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에도 부정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MSCI 편출 가능성 높은 종목에 대한 비중 축소와 함께, 실적 개선으로 편입 잠재력 있는 중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정기 변경 발표일(5/14)과 리밸런싱일(5/30) 전후 수급 변화에 따른 단기 변동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는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자본시장 선진화와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SCI 5월 정기 변경을 앞두고 한국 증시는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편입 종목 없이 대규모 편출이 이뤄질 경우 단기 수급 악화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 관심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5월 14일 발표와 30일 리밸런싱을 앞두고 편출 가능성 높은 종목들의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자들은 MSCI 편출입에 따른 수급 변화를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한편 금융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은 한국 증시의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