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이커머스 '오아시스마켓'이 티몬 인수자로 확정되면서 모회사인 지어소프트(376300)가 증권가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게임사로 출발해 새벽배송 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지어소프트가 이번엔 티몬을 품에 안으며 주가 상승 모멘텀을 확보했다. 최근 부진한 한국 증시 흐름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는 지어소프트의 주가 향방과 투자 관점을 짚어봤다.
모바일게임 개발사에서 새벽배송 기업으로... 지어소프트의 변신
지어소프트는 많은 이들에게 낯선 이름일 수 있다.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원래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출발했다. '스피릿위시', '워로드' 등의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며 2021년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회사의 진짜 성장 동력은 게임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서 찾아왔다.
지어소프트 경영진은 2019년 게임 시장의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를 예상하고 과감한 사업 다각화를 결정했다. 그 대상이 바로 '새벽배송' 시장이었다. 당시만 해도 마켓컬리가 독주하던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것은 무모해 보였지만, 지어소프트는 2020년 '오아시스마켓'을 설립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출범 이후 빠르게 성장했고, 지금은 지어소프트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지어소프트는 오아시스마켓의 지분 86.2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어소프트는 사실상 오아시스마켓의 지주회사라고 보면 됩니다. 게임 사업은 점점 비중이 줄어들고 있고, 회사의 성장과 주가는 오아시스마켓의 성과에 직결됩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A씨)
4월 14일 종가 9,340원... 티몬 인수 효과로 '훨훨'
4월 14일 기준 지어소프트 주가는 9,340원으로 마감했다. 연초(6,500원 수준) 대비 무려 27%나 상승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7% 가량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지수 하락 속에서도 지어소프트만 쑥쑥 올라간 셈이다.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은 티몬 인수다. 오아시스마켓이 티몬의 최종 인수자로 부상하기 시작한 3월 중순부터 지어소프트 주가는 꿈틀대기 시작했고,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4월 9일 이후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특히 4월 10일에는 하루 거래량이 평소의 3배를 넘기며 주가가 6% 이상 치솟기도 했다.
이러한 주가 흐름은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은 바 크다. 3월부터 기관들은 지어소프트 주식을 약 15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들도 8억원 가량 사들였다. 이는 대외 불확실성으로 전반적인 매도세가 우세한 증시 상황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기관투자자들이 정말 지어소프트를 눈여겨보는 이유는 단순히 티몬을 인수해서가 아니라, 티몬 인수 후 창출될 시너지와 이커머스 시장 내 입지 강화 가능성 때문입니다. 특히 오아시스마켓의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경우 지어소프트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거죠." (증권업계 베테랑 PB B씨)
지금 증시는?... 악재 속 실적주 찾기
지어소프트 주가가 더 올라갈지 판단하려면 현재 한국 증시 상황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4월 14일 현재 한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3% 하락했고, 코스닥은 더 큰 폭인 7% 빠졌다.
증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꼽힌다. 특히 미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고, 한국 증시도 그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업종별로 보면 이커머스·유통 업종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관련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대표적인 이커머스 관련주인 카페24(042000)는 연초 대비 15% 하락했고, 물류 플랫폼 메쉬코리아(491000)도 10% 가량 내렸다.
"시장 전체가 약세인 상황에서도 뚜렷한 모멘텀을 가진 종목들은 별도 수급이 형성되는 경향이 있어요. 지어소프트가 그런 케이스죠. 티몬 인수라는 이벤트가 있으니 시장이 먼저 선반영하는 거예요."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C씨)
하반기 증시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다. 인플레이션 둔화로 미국이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경우 그동안 억눌려 있던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서 이커머스 업종에도 훈풍이 불 수 있다.
티몬 인수로 달라질 지어소프트의 미래
티몬 인수가 지어소프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이는 회사의 실적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핵심 요소다.
단기 전망: 통합 비용으로 '잠깐' 주춤
인수 직후 6개월~1년은 티몬과 오아시스마켓의 통합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 통합, 인력 재배치, 브랜드 정비, 마케팅 강화 등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이 기간 지어소프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M&A 후 통합 과정은 'PMI(Post Merger Integration)'라고 하는데, 이 기간에는 실적이 일시적으로 안 좋아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미래를 위한 투자로 봐야 합니다. 단기 실적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위험할 수 있죠." (M&A 전문 컨설턴트 D씨)
다만 2025년 하반기 실적발표부터는 초기 통합 효과가 나타나며 매출 증가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아시스마켓의 신선식품과 티몬의 일반 상품을 연계 판매하는 크로스셀링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 전망: 거래액 급증에 '방긋'
통합 과정이 마무리되는 2026년부터는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아시스마켓의 연간 거래액은 현재 5,000억원 수준에서 1조 5,000억원 이상으로 3배 가까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어소프트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의 대폭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규모의 경제 효과로 인한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물류 네트워크 통합, IT 인프라 공유, 마케팅 효율화 등을 통해 단위당 비용이 절감되면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지어소프트의 기업가치 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어소프트는 게임과 새벽배송이라는 이질적인 사업 구조로 인해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오아시스마켓이 티몬 인수를 통해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발전한다면,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지어소프트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업종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에요. 이커머스 기업으로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티몬 인수 후 성공적인 통합이 이뤄지면, 네이버, 카카오커머스 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 근접할 가능성도 있어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팀장 E씨)
실제 투자자들은 어떻게 보나... 증권가 시각
증권사들은 최근 지어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티몬 인수 소식이 알려진 후 주요 증권사 5곳 중 3곳이 목표주가를 올렸고, 현재 컨센서스 목표주가는 9,500원~10,500원 선이다. 이는 현재 주가(9,340원) 대비 15~30% 상승 여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증권사 리포트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투자 포인트를 제시하고 있다.
- 거래액 확대: 티몬 통합으로 오아시스마켓의 거래액이 급증할 것
- 수익성 개선: 규모의 경제로 중장기적 수익구조 개선 가능성
- 기업가치 재평가: 게임사에서 이커머스 기업으로의 정체성 확립
- 신규 사업 기회: 오프라인 확장, PB 상품 강화 등 성장동력 다각화
다만 일부 증권사들은 단기적인 통합 비용 부담과 치열한 이커머스 경쟁 환경을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지어소프트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 시각이지만,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의 진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어요. 쿠팡, 네이버 같은 대형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증권업계 관계자 F씨)
실제 개미들의 선택은?... 개인투자자 동향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지어소프트는 최근 '핫 종목'으로 떠올랐다. 국내 주요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이커머스 시장 재편의 수혜주"라는 타이틀로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3월 이후 지어소프트의 개인투자자 보유 비중은 5%p 가량 증가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에 개인들도 합류한 모양새다. 특히 30~40대 소액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하는 3040 투자자들이 오아시스마켓과 티몬의 결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실제 소비자' 관점에서 봤을 때 두 플랫폼의 시너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 운영자 G씨)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과도한 기대감에 따른 주가 급등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M&A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렵고, 특히 이커머스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통합 과정의 어려움이 예상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전략 가이드... '지금' VS '관망'
지어소프트에 대한 투자 전략은 투자 기간과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접근법을 고려해볼 만하다.
단기 투자자(3~6개월)
단기 투자자들에게는 현 시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티몬 인수 소식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태이며, 통합 과정에서의 비용 증가로 인해 당분간 실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가가 이미 27%나 올랐고, 단기적으로는 실적 개선보다 비용 부담이 더 클 수 있어요. 지금 진입하는 단기 투자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업투자자 H씨)
다만 향후 티몬 인수 관련 구체적인 시너지 계획이나 긍정적인 뉴스가 나올 때마다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뉴스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 투자자(1년 이상)
반면 중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유망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초기 통합 비용이 소화되고 시너지가 발현되는 2026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분할 매수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지금 50%, 통합 과정에서 주가 조정이 있을 때 나머지 50%를 투자하는 식의 분할 매수 전략이 안전할 것 같아요. 이커머스 시장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이고, 오아시스마켓+티몬의 결합이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베테랑 주식투자자 I씨)
중장기 투자자들은 특히 다음과 같은 이정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 티몬 인수 최종 승인 및 구체적인 통합 계획 발표 (2025년 5월~6월 예상)
- 통합 플랫폼 출시 또는 브랜드 전략 발표 (2025년 하반기 예상)
- 통합 후 첫 실적 발표 (2025년 4분기 또는 2026년 1분기)
- 통합 시너지 효과의 가시화 (2026년 중반 이후)
전문가들의 마지막 조언
지어소프트에 대한 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증권가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조언을 남겼다.
"M&A를 통한 기업 성장은 '기대 → 실망 → 재평가'의 사이클을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고, 통합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드러나면 실망 매물이 나오고, 실제 시너지가 나타나면 재평가되는 식이죠.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런 사이클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게 중요합니다." (PEF 운용역 J씨)
"오아시스마켓이 티몬을 어떻게 통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단순히 두 회사를 합치는 게 아니라 '신선식품+일반쇼핑'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해요. 그런 차별화된 전략이 보이면 주가도 더 오를 수 있을 겁니다." (유통업 전문 애널리스트 K씨)
"현재 주가 수준(9,340원)은 티몬 인수 효과가 일부 반영된 상태입니다. 향후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시너지 효과와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해요. 성급한 진입보다는 통합 계획이 구체화될 때까지 지켜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산관리사 전문가 L씨)
결론: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
지어소프트는 티몬 인수를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단기적으로는 통합 과정에서의 비용 부담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거래액 확대와 시너지 창출을 통한 성장이 기대된다.
4월 14일 종가 9,340원 기준으로 보면 이미 상당한 상승이 이루어진 상태다. 때문에 단기 투자자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반면 중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이커머스 시장 재편의 수혜주로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증시 전반의 흐름이 불안정한 가운데서도 독자적인 성장 스토리를 가진 지어소프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특히 오아시스마켓과 티몬의 시너지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창출되느냐에 따라 주가 방향이 좌우될 전망이다. 통합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감안하되, 이커머스 시장 확장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어소프트의 가능성을 평가해볼 시점이다.